미유키 잡담 + α


의식의 흐름에 따른 다이야노A+슬램덩크+후리 캐러 잡탕 잡담

  • 나는 다이야노에이에서 후루야의 팬이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주인공인 사와무라가 굉장히 소중하다. …음. 설명으로 풀어내니 뭔가, 구질구질하네. 그냥 쉽게 성우 팬들이 자주 하는 표현으로 따지자면 이찌방이 후루야요, 제로방이 사와무라다. 순서가 바뀐 것 같지만, 실제로도 그렇다.
  • 미유키는 좋아하는 순서대로 따지자면 두 캐릭터 다음으로 세 번째 정도인데, 사실 이것도 좀 미묘한 게ㅡ가끔 나는 미유 보다 크리스를 더 좋아하는 거 아닌가 싶을 때가 있을 정도로 내 안에서 미유의 위치는ㅡ말그대로 '미묘'하다.
    다이야노에서 미유의 캐릭터적인 위치는 간단히 말하자면 비중을 확대시킨 센도(in 슬램덩크) 같은 캐릭터적 위치인데(이건 내가 읽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센도처럼 내가 확하고 끌리기엔 어딘가 '미묘'한 부분이 있다는 거다.
  • 센도는 작품 속에서 농구 선수로서는 늙은 여우, 말하자면 굉장히 노회(老獪)한 타입의 선수다. 센도가 영상화(*애니메이션)되었을 때 목소리가 입혀지면서, 코믹 북에서의 2D 캐릭터「센도 아키라」와 달리 상당히 안티가 발생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만화가 아닌 현실에서 이런 노회한 타입의 캐러는 일반적으로 모든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닌 모양이다. 내가 천연계 천재 타입 캐릭터ㅡ하나미치, 후루야, 하루나ㅡ계에 아주 약한 것 이상으로 두뇌가 총명하고 노회한 타입의 캐릭터ㅡ타카야, 미유키ㅡ에 약한 것은 사실 기본 원형이 센도에서 출발한다. 내가 동인지 좀 읽고 끝나는 수동적인 입장의 동인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슬램 동인계에 발을 들여 십여 년간 천여 권의 슬램동인지를 사모으고 짧은 기간이나마 적극적으로 창작물을 생산하게 된 것은 캐릭터 사꾸라기 하나미치의 팬이 된 것이 계기었던 게 아니라 바로 농구선수 센도 아키라에게 반하게 된 탓이었고ㅡ센도가 슬램덩크에 없었다면 확실히 말해 내 슬램동인 역사는 루하나루 동인지 4~5년 정도 읽다가 끝났을 것이다, 물론 그것조차 남들에겐 길어 보이겠지만(-_-;)ㅡ결국 열혈 작품 팬 질 끝에 원작이 완결되고 스스로의 아쉬움을 못이겨 본격적으로 슬램덩크 동인을 시작한 것이므로 짧게 결론을 말하자면 내가 인생을 본격적으로 말아 먹게 된 계기도 센도 아키라 덕분……이라고 해야겠지. 오오오 센도 씨 날 진성ㅎㅁ동인녀로 만든 센도 씨 사랑하오 보고 싶소….
  • 센도가 그토록 영리하고 교활한 두뇌 플레이어 타입의 캐릭터였음에도, 사실 그는 굉장히 청소년(?)답다 못해 귀엽기까지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시합의 긴박한 포인트에 긴장한 멤버들 뒤에 쭈그리고 앉아 도시락에 담아온 레몬설탕 절임(언뜻 보면 단무지로도 보여서 한동안 고민스러운 그 어떤 것=_=;)을 입에 물고 쭉쭉 단물 빨고 있는 모습은; 여유라기 보다는 어린 천재의 만용(ㅠㅠ;;;) 같고, 멋진 단독 플레이를 해낸 후 그의 플레이에 넋이 나간 관중의 환호성에 뚱한 얼굴로 “웬 소란이람? (갸웃)” 하는 모습은 정말 나로 하여금 “…센도 씨 당신 고2 남자애 맞군ㅠ_ㅠ;;”하는 생각이 들게 해버려서 또 새삼스레 그에게 반하게 되기도. 넋 나가게 능력있지 잘생겼지 거기에 귀엽기까지. 오오 센도 내 사랑 오오오. 슬램덩크 전체 캐릭터들이 물론 그렇지만, 이노우에 씨는 정말 남자고교생들을 고교생답게 그려주고 있었고 그 점이 참 존경스러웠기도 하고.
  • 또한 그런 면은 바로 아베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총명한 아이가 제 머리 좋은 거 충분히 알고 그걸 제대로 이용할 줄 안다. 자신의 계산대로 경기를 운용하여 결국 철저히 이겼음에도 그가 조금도 으쓱하지 않는 걸 보라ㅡ이건 절대 그가 겸손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정도쯤'은 자신의 계산 안에서 이뤄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는 전혀 잘난 척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ㅡ노회한 두뇌의 이 '머리 좋은 어린애'를 보고 있노라면 사실 그 외피 아래가 너무나 '약한 어린애'고, 그래선지 이 아이가 하는 짓에 가끔 피식피식 실소가 터지고 만다. 거기에 더하여 은은히 풍기는 삽질의 향기는 타카야를 못 말리게-_- 매력적으로 만든다. 오오오 타카야 오오오오.
  • 그런데 미유는 뭐랄까. 정말 속을 모르겠다. 大人이라는 것은 확실해서 그 점이 너무 좋은데,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 쿨한 것 같단 말이다. 아베에게 올인하게 된 것도 결국 그 ‘어린애 같지 않은’ 교활한 두뇌에도 속이 너무 여린데다 욱하는 성질에도 모질지를 못하다는 점이 ‘너무나 어린애 다워서’였는데, 미유는 아, 너무 멋있달까! 이 사람은 너무 멋진 '어른 남자' 같다. 까놓고 말하자면 미유는「대인배」인 점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저 잘난 센도 아키라 조차도, 선배인 자신에게 반말을 하는데다 끝까지 도전해 오는 루카와에게 한 번 정도 욱하는 면이 있다는 점이 참 좋았는데ㅡ어쨌든 센도 역시 고2, 미유와 동갑내기ㅡ미유는 자신에게 반말을 하는 사와무라에게 ‘아니 나 일단 선배인데~’라고 아무 생각 없는 얼굴()로 말할 뿐. 작품 속에서 미유가 조금이라도 평소와 다른 감정 기조를 보였을 때는 오직 공적인 부분에서 약속을 어긴 경우(후루야)과 기본적인 도리(?)를 어겼다고 여긴 경우(사와무라) 두 경우 뿐이다. 이건 완전 어른이잖아….
    어렵다. 너는 내게 어려워, 미유키 카즈야.
  • 내 기본 동인 감성이 리버서블인 건, 내가 좋아하는 만화들의 캐릭터가 남성 작가가 창작한 남성 캐릭터들인 만큼 그에 느껴지는 남성성 탓에 일방적으로 깔고 깔리는 관계가 마음 안에서 굉장한 반발이 있었고 거부감도 강해서였다. 그랬기에 센하나도 루하나도 기본은 완전 리바 정서 전제. 내 동인녀 인생 최초로 전혀 예외적인 존재가 생겼다면 바로 아베 타카야뿐. 후리 동인을 계속 우물처럼 파대다 보니 아베 관련 동인에서만큼은 리버서블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베가 ㅎㅁ란 건 확실히 알겠는데…T_T후우우우….
  • 지금 애정하고 있는 작품에서 끌리는 커플링은 후루미유와 사와미유인데, 확실히 리바는 별로겠다 싶은 것은 사와미유이고, 후루미유는 현재까지도 애매한 느낌. 이를테면 후루미유:미유후루=7:3 정도.
    물론 캐릭터 성격이나 대화패턴, 감성, 감정기조를 보다 보면 후루미유가 훨씬 강한데, 미유키야 그렇다 쳐도 후루야 쪽이 뭐랄까…. 애가 좀 보호 욕을 불러 일으키는 타입이랄까, 살풋살풋 비치는 고독한 그림자가 뭐랄까 안타까운 느낌을 주는 아이라선지, 남자답고 어른인 미유키가 후루야를 보듬어 주는 미유후루도 나쁘지 않을지도? 라는 느낌. 그렇게 심각하게 다이야노 동인을 파고 있는 게 아니라서 지금에는 뭐라고 말 못하겠지만.
  • 어쩌다 보니 미유 우케 쪽에 끌리는 건 아무래도 두 투수의 벡터가 미유 쪽에 크게 쏠려 있기 때문.(특히 후루야 쪽은 좀 심하다.)
    일단 현재 배터리인 탓에 미유 쪽에서는 후루야 쪽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와무라에 대한 관심도 만만치 않고.
    나, 후루야 팬이면서 미유 우케가 되다니 음. 어찌되었건 사와미유를 포기할 수가 없다. "당신에게 인정받고 말겠다" 잖아; 그냥 크리스 선배♡ 타령하듯 순수하게 좋아하는 거라면 내가 말을 안하지…. 이 녀석 맨날 후루야에게서 미유키 훔쳐올 궁리나 하고 말야.
  • 정리하다 보니 하루나 팬이면서 아베 총수를 파는 2차OO 언니가 떠오른다. 그 분의 후리 캬라 소트 결과 봤을 때 깜짝 놀라서 “읭 그런 것도 가능하구나” 라고 생각하긴 했었지만ㅡ하루아베 쪽에서는 하루나 팬이면서 하루아베를 파는 사람을 유난히 많이 봐서 그런지 공 팬이냐 수 팬이냐 하는 문제는 조금도 신기할게 없지만, 그 분의 경우는 하루나 팬에 아베 총수이시면서 아베가 ‘세 번째로 좋아하는 캐러’였다ㅡ그분의 포스트 보면서 그 생각한 지 불과 몇 달만에 내가 이렇게 되다니 쉽게 남 말 할게 못되는구나, 역시.;
  • 쓸데없이 부연하자면 내 안의 아베와 하루나 비율은: 초기엔 8:2, 3권 완독 직후 7:3, 애프터눈 구독하기 시작하면서 무려 4:6까지 뒤집혔다가, 현재는 6:4 정도로 평균 유지 중.
    하루나를 아베 이상으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한’ 것은 아베 이상이고, 아베와 동일한 높이로 ‘소중’하다.
  • 어떤 일정선 만 넘으면 미유키가 미친 듯이 좋아지게 될지도. 약한 모습이라던가, 어린애 같은 모습, 무너지는 모습을 한 번만 보여주면 나야말로 무릎을 꿇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장난스레 "후루땅"이라고 부른 것에 비하자면, 최초로 진심어린 애정을 담아 나만의 "애칭"으로 부르는 건 미유키가 처음이군. 나에게 미유키 카즈야는 도대체 어떤 존재인 거냐.





미유. 우리 미유. ……으아아아악;;; 얼굴 간지러ㅠㅠ;;;



Date : 2008. 9. 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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