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야의 A 캐릭터 (B) 잡담 ①


  • 이 포스트는 캐릭터 잡담입니다. 정식 캐릭터 소개는 이 포스트에 정리해뒀습니다.
    장문에 반말로 작성된 포스트이며 작품 네타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오후리 네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네타바레를 싫어하는 분은 이 포스트를 스킵하세요.(※후리 연재분 네타바레 없음)
  • 코믹스 화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장 도서를 촬영한 것이지만 상황에 따라 삭제할 수 있습니다.


B. 캐릭터 잡담 ①

1. "작군, 몇 센티?" - 일학년 주전

아주 오래 전, 스포츠 만화는 절대 내 취향은 아니라고 단정지었던 내 '스포츠 만화'에 대한 첫 인식은 바로 아다치 씨의 만화였었다. 그로 인해 스포츠 만화라는 라벨이 붙은 만화는 처음부터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을 정도로 내겐 트라우마 같은게 생겼었는데, 그건「스포츠 만화 = 젊은 애들이 스포츠를 하는(척 하는) 연애 만화」라는, 마치「국산 전문직 드라마」의 창궐 시대부터 TV 시청 자체를 기피하게 된 것만큼이나 강했던 선입견이었다. 그것이 어렵게 깨진 건 상당히 시간이 지나고「슬램덩크」를 구독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그리고 어느덧 일년 넘도록 야구 만화 하나에 매여 살다 보니 이젠 코믹스 샵에서 야구 만화를 발견하면 자신도 모르게 들춰 보게 되었다. 이미 나 말고도 많은 후리 팬들이 겪었을 드물지 않은 현상 같다.
이「다이야의 A」표지를 제일 처음 접한 건 작년 여름 5권이 나왔을 때였는데, 표지가 마음에 들어 전체 책 표지를 살펴 보자 후리에 익숙한 내 눈에 가장 먼저 띄는 건 일단 상대적으로 인상이 진하고 험해보이는 캐릭터들. '그림은 잘 그리는 사람 같은데' 하면서 내려놓았던 기억이 있다.

인간이란게 얄팍해서 그 기나긴 시간 슬램덩크 캐릭터(평균 신장 190에 육박하는 거구들)에 쩔어있던 눈으로 후리를 처음 봤을 때는 하루나 프로필을 보며『얘가 제일 크네…. 근데 되게 아담하다….』같은 폭언(?)을 했던 내가 본격 스포츠 만화로 다시 돌아와 등장 인물 보며「험악하다」같은 뻘소리나 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간사한지.;

이제부터 하고 싶은 얘기는, 아이들의 프로필 얘기.
농구의 경우는, 승패 자체가 신장(身長)을 절대 우선 조건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슬프게도 의외(예외)의 결과를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종목의 스포츠다. 신장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만큼 우리 애(하나미치) 키 크는 것을 밀리미터 단위로 알려주던 이노다케 씨는 신장과 체중, 주전들의 출생일 이외의 아이들 설정을 결코 나열하듯 적는 타입이 아니었다ㅡ아이들의 혈액형이나 가족관계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하물며 현관 바닥에 쓰러져 있던 하나미치의 아버지가 생존해 있는지 조차도 미스테리ㅡ그런데 테라지마 씨의 경우는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애들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 귀찮으니 팬들이 알아서 생각해요♡인가?

이노다케 씨가 센도 아키라에게 그랬듯 그렇게 팬들이 아우성치며 애원해도 끝까지 고집스럽게 생일을 안 정해준 경우도 참 드물긴 하지만, 딴 건 모르겠고 애들 키라도 좀 알려주시지요 테라지마 씨.; 어차피 끼니 때마다 사발밥 세그릇씩 의무적으로 먹고 쑥쑥 자랄 애들이니까 안써준 건가, 그나마 애들 혈액형만은 꼬박꼬박 적어준걸 감사해야 하나.;

독자로서의 상상과 커뮤니케이션의 여지가 많아서 그 점은 참으로 흐뭇하고 편하긴 하지만. 키만은 좀 가르쳐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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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도 야구부 일학년. 아아 귀여워♡


내 바람에는 상당히 모자라지만 일단 나온 컷은 이렇다.
아무래도 사와무라의 머리 위의 라인이 180cm인듯 한데ㅡ후루야가 장신으로 묘사되는 것 같으니 설마 저게 170cm 라인은 아니겠지ㅡ대략 사와무라가 175cm, 까치발까지 든 코미나토가 대충 162cm? 그리고 후루야는 185cm?

…음 이건 농구만화가 아니다. 일본애들은 작다…. 후리 애들 신장이 일반 고교생들 평균 신장이라고.
깜짝 반전으로 저 라인 만약 170cm 라인이라면…?

…작군, 몇센티? 
(쟤들 몇센티일까요?; 특히 코미나토 신경 쓰입니다;)


사와무라는 가끔 마운드에서 상대적으로 꼬맹이로 보이는데다, 후루야의 경우 "장신 에이스"라고 아예 못박힌 3학년 탄바 보다 반뼘 가량 작다. 후루야의 경우 마운드에 서서 와인드 업 했을 때의 신체 비율만으론 보면 확실히 180cm 이상인 것 같지만 사복을 입은 걸 보면 의외로 아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일단 지금까지는, 사토루는 하루나와 신장이 비슷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저대로 계속해서 자라다간…. 정말이지 하루나랑 다정하게 농구로 전향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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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덜 완성된 마른 체구의 일학년 후루야. 덕분에 쩌는 모델 비율이다.
파일명 : 우리_후루땅4.jpg (←얘 아님)



2. 포수들은 이상한 녀석들 뿐이다 (?) - 미유키와 아베

"투수들은 싫은 녀석들 뿐이다" - 아베 타카야

저「오오후리의 아베 타카야」캐릭터성을 규정 지은(?) 대사 중 하나다.
투수는 에고이스트에 자기 중심적이다. 그래서 싫은 녀석들이다.(사실 그러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그런데「다이야의 A의 미유키 카즈야」를 보고 있노라면, 역시 배터리란 "양"과 "음"의 조화이며, "바깥양반"과 "안사람(마누라)"의 짝패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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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를 마운드에서 빛나게 하기 위해서 라면
무슨 짓이라도 할거야.
어떤 거짓말이라도, 어떤 미움을 받더라도" (7권 中)


…포수는 이상해.

저 대사는 표정과 어조의 차이만 있을 뿐 아베가 한다해도 조금도 이상한 대사가 아니라는 점이 더욱 무섭다. 실제로 오오후리에서도 저 대사와 같은 의미의 대사가 나오지 않았나. "이겨서 이녀석을 유명하게 해주겠어!" 라고. 아베의 저 대사를 처음 들었을 때는 등에 땀이 흐를 정도로 어리둥절했는데 야구라는 스포츠와 그 정보를 계속 꾸준히 접하면서 포수들의 인터뷰 등을 읽어 보니 포수라는 사람들의 본성이라던가 그들의 사고 방식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물론 가슴으로 납득하긴 어렵다.)

미유키의 저 얼굴은, 평소 본심을 읽기 힘들 정도로 표정 없는(=웃고 있는) 미유키가 지은 본심에 가까운 표정이다. 내 자의식 수준으론 결코 납득할 수 없는 지점은, 저 대사가 가진 의미가 결코 "희생"이 아니며 저것을 통한 "만족"과 "쾌감"이라는 부분이다. 투수의 호투가 곧 기쁨. 투수가 승리하고 찬란하게 빛나는 모습에 만족.

…역시 포수는 이상해. (나한테는 투수보다 더 이상해)



3. 포수의 존재 - 크리스와 아베

6권에 수록된 사이드 스토리「미유키 카즈야」에는, 포수(≒캐쳐 박스)에 대해 "이렇게 재미있는 장소, 누구에게도 양보 못해"라는 미유키의 독백이 있다. 필드의 감독으로 재미와 보람과 만족을 얻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온전히 필드의 감독으로서 포수가 남기 위해서는, 팀원들의 존중이 필요하다.
특히, 음과 양, 안방과 바깥, 뭐랄까 일종의 반쪽과도 같은「투수」의 존중이.

나중에 사와무라와 배터리를 짠 크리스가, 자신과 배터리가 되기 직전에 있던 시합에 대해 지적하는 장면이 있다.
그 시합에서 사와무라는 포수의 사인을 무시하고 자신이 던지고 싶은대로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그 직후 배터리가 짜여지자 마자 초면부터 틀어져 버린 상태에서, 불만에 가득한 사와무라에게 크리스가 정면으로 질문한 것이다.

"어째서 포수를 무시하고 정면 승부를 선택했나?
우리들 포수는, 단지 과녁일 뿐인거냐?" (3권 中)

오오후리의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 중 "중학(시니)시절 투수 하루나와 포수 아베의 관계"가 있다. 사실 아베에게 있어서 하루나가 컨트롤이 나빴던건 그렇게 큰 문제였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배터리니까, 빗나가도 자기 몸에 맞으면 되니까(※농담이다-_-;) 몇개 되지 않는 구종에 사인대로 던져도 제대로 들어오는게 반도 안되었더라도, 제대로 자신의 사인대로 던져주는 시늉이라도 하는 투수였다면 분명 충분히 좋은 배터리가 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베가 하루나에게 가장 큰 모멸감을 느꼈던 부분이, 바로 자신을 과녁(的)ㅡ즉 '도구'로 생각했다는 부분이다. 진실이야 어쨌건 간에 적어도 아베 본인은 그렇게 생각했으며, 실제로 시니어 운동장에서 아베가 처음으로 하루나에게서 받았던 평가가 바로 "과녁(的)으로 작다"는 것이었다ㅡ관동 16강에서 포수 아베가 느꼈던 극도의 좌절감은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자신의 투수 하루나」가 자신에게 했던 바로 그 "과녁" 발언을 마음 어디선가에서 결코 잊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그 말 속에서는, 하루나의 개인적인 사정ㅡ자신의 빠르고 거친 공에 다친 사람(들)이 있다는 경험칙에서 온 듯한 언동ㅡ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방의 사정일 뿐, 처음 자신과 배터리를 짠 미지의 포수에게 해서는 안될 말이었다. 사실 인간으로서 도구화되는 것에서 느끼는 모멸감과 좌절감은 가늠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 재기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하며.
더우기 이 두 아이의 사이엔 완충제가 되어줄 선배도, 지도자도 없었다는 것도 비극적이다.

다이야의 A는 적어도 그런 점에서는 안심이다. 상대가 연상이고 더우기 너무 어렸기 때문에 속으로 쌓고 삭일 수 밖에 없었던 타카야와 크리스는 입장이 다르다. 크리스는 고지식하고 엄격한 사람으로 사와무라의 태도에 차갑게 일침을 가하고, 이에 사와무라는 투수인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 움찔 놀라게 된다.(팀웍과 정을 중시하는 사와무라의 성격으로 보아 같은 종류의 실수는 두번 다시 안 할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사와무라도 폼을 수정하며 기초를 닦는 과정이라 컨트롤이 떡이고, 그것을 본인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점에서는 하루나와 입장이 같다. 다만 길이 잘못 나가고 있을 때 올바르게 좋은 방향으로 인도하고 지도해줄 수 있는 확실하게 무게있는 선배나 존경받을 수 있는 성인이 있는지의 여부, 환경적, 상황적 영향의 차이가 눈에 보여 오오후리의 두 아이들이 더욱 안타깝다. 하루나의 경우 그에게서 "가장 존경 받고 신뢰 받아야 할 성인(코칭스텝)"의 존재가 그의 안에서 가장 먼저 붕괴된 상태였다. 중1이면 아직 어린아이였는데. 그런데 그 2차 피해를 일년 후 어린 아베 혼자 고스란히 입었다는 점도, 2차 피해인 만큼 회복이 더 까다롭다는 것도 안타깝다. 나아지고 있는 기미를 보인다는게 그나마 구원일까.

포수는 단지 과녁일 뿐인가라는 크리스의 대사를 읽었을 때, 그러한 생각이나 고민이 어딘가「포수」라는 직책을 가진 자들이 상당수 공통적으로 가진 딜레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는 경험의 발생 역시 결코 적은 수가 아니라거나. 투수여 오오….)


*관련글:
[ダイヤのA/ダイヤTALK] 다이야의 A (ダイヤのA) 작품 소개
[ダイヤのA/ダイヤTALK] 다이야의 A 캐릭터 소개 (A)




근데…. 왜 이렇게 길어…. 글이 안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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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명 : 석화_후루땅.jpg
(※동일인물)


완독 후의 감상이 토네이도처럼 밀려와서 잡담이 끝날 생각을 안합니다.;
뇌내의 생각이나 감상을 어떻게든 활자화 해두지 않으면 안되는 사람이다 보니 지금 머릿 속에서 생생히 도는 잡상들을 모조리 정리해서 어떻게든 활자화 하지 않곤 잠도 못자겠네요.
그 시간에 잠도 좀 자고 덧글부터 달아야 하지 않을까 싶게 무지하게 밀렸네요;; 전부 열심히 읽고 있어요. 곧 달겠습니다!

지금 올리는 다이야의 A 관련글을 몇분이나 제대로 읽으실지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가을달빛 님 리플 읽고 국내웹에서 처음으로 검색을 좀 해봤는데, 제대로 걸리는 리뷰 포스트가 거의 없더군요. 더우기 이렇게 자세하고 긴데다 도무지 언제 끝날 줄 모르는 진지한 포스트는llllorz
그리하여, 어느덧 성우 블로그에서 야구만화 블로그로 거듭 태어난-_- 스펠바운드에 그나마 엄청나게 줄어든 덧글을 거의 없애고 싶은지 마이너 만화에 불타면서 독야청청 하고픈 라진 님이십…이 아니라ㅠㅠ
매우 좋은 만화인 만큼, 성실하게 리뷰를 써서 제 글에 삘 받아 한 분이라도 더 이 책을 읽어 보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정말 괜찮은 스포츠/성장/소년만화에요!

캐릭터 잡담은 다음회로 이어집니다. 근데 과연 다음회로는 끝나려나….


*수정 -
태그에 또다시 "후루야 사토루"를 "후루야 토오루"라고 썼습니다. 처음부터 계속 헷갈리더니.
예, 저 성우덕 맞고요, 아무로 레이 좋아합니다, 네.(…)


Date : 2008. 9. 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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